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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군중 심리학: 집단 극화, 극단 이행, 집단 사고

by 재커리 2022.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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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집단 극화

심리학자인 모스코비치(Moscovici)와 자발로니(Zavalloni)는 학생들에게 어떤 문제에 대해 토론을 갖도록 하였으며 그 문제에 대한 태도를 토론 전과 토론 후의 태도를 측정하여 어떻게 바뀌는지 알아보려고 하였다. 토론을 하고 난 후에 학생들의 태도는, 토론 전에 가지고 있던 태도를 더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다. 즉, 진보적인 성향을 가진 학생들은 더 진보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가진 학생들은 더 보수적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토론을 하고 난 후에 각 개인의 태도나 의견이 기존 입장으로 더 굳혀지게 되는 이런 현상을 '집단 극화 현상'이라고 불린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일반적 견해로는 토론을 하고 나면 의견을 공유할 수 있어 서로 다른 타인의 의견을 이전보다 더 이해할 것이며, 입장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사실은 절대 그렇지 않다는 점 때문에 '집단 극화 현상'이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안겨준다.

(2) 극단 이행

스토너(Stoner)는 가상의 의사결정 상황에서 두 개의 방안, 예컨대 'low risk, low return'인 선택 안과 'high risk, high return'인 선택 안 중에서 어느 하나를 고르도록 하는 과제를 실험자에게 주고, 개인적으로 결정을 하는 경우와 집단적으로 결정을 하는 경우를 비교하였다. 그 결과는 집단적으로 결정을 하는 조건에서 모험적인 방안의 선택이 더 많이 나왔다. 즉, 집단적으로 결정을 하게 되면 개인적으로 결정을 하는 경우보다 더 모험적인 방안을 고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결정하는 경우보다 집단적으로 결정을 하게 될 경우, 그에 따른 책임이 분산되어 좀 더 모험적인 방안을 선택하려는 경향을 가지기 때문이다. 이 현상을 '모험 이행'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 이후의 연구들을 보면 어떤 경우에는 집단 결정이 개인 의사결정보다 오히려 더 보수적인 방안을 택한다는 결과들도 나왔다. 따라서 이 현상들은 나중에 극단 이행 현상으로 불리게 되었다. 즉, 집단의사결정은 개인 의사결정보다 더 모험적이거나 아니면 더 보수적인 극단적 방안의 선택으로 귀결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적 의사결정을 하게 될 경우 왜 더 극단적인 방안이 나오게 되는 것일까? 이러한 이유는 '집단 극화 현상'으로 설명이 된다. 사람들이 집단으로 모여서 토론을 하게 되면 구성원들의 태도나 가치는 기존의 태도나 가치보다 더 극단적인 방향으로 변하게 된다. 이처럼 태도나 가치가 더 극단적으로 변한 상태에서 방안을 선택하면 더 극단적인 방안이 나오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이때 집단 구성원의 다수의 의견이 모험 지향적인 것이었으면 '모험 이행'이, 보수 지향적인 것이었으면 '보수 이행'이 일어나게 되는 것이다.

(3) 집단 사고

집단을 구성하여 토론을 한 후 문제를 해결하려는 이유는 여러 사람들이 의견을 공유하면 여러 의견들이 도출되고 거기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혼자 결정을 내리는 것보다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그 구성원들 모두가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이런 기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가장 유능한 전문가들로서 구성된 최선의 집단이 최악의 방안을 내놓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집단사고'라고 불리는 이러한 예는 전쟁 중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일본의 진주만 기습이 있을 것이라는 여러 신호를 무시하였던 킴멜 제독, 무수히 많은 전사자와 포로가 발생한 쿠바 피그스만 상륙작전, 수 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한국전쟁과 베트남 전쟁 등을 들 수 있다. '집단사고' 현상이 발생하는 원인으로는 그 집단의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소속감이 높으면 발생할 수 있다. 소속감이 높은 상황에서 긴급 상황에서 빠르게 판단해야 할 경우나 그 집단에 강력한 지도자가 나타나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집단 구성원들이 최선의 의견을 내놓아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신속한 결정을 위해 집단 구성원들끼리 빠른 합의를 보려고 하기 때문에 '집단 사고'가 발생하기 쉬울 수 있다. 집단사고가 일단 형성되고 나면 집단 구성원들은 자기 집단이 절대로 잘못된 결정을 내리지 않을 것이고, 완벽한 집단일 것이라는 신념을 견지하게 된다. 나아가서 만약 자신들이 내린 결정과 상반되는 내용의 견해나 정보를 접하게 되면 그것을 무시하거나 그것의 가치를 깎아내리는 등의 집단 합리화를 하게 된다. 이들은 또한 자기 집단이 능력도 뛰어나고 도덕적으로도 문제가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그러면 이러한 집단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지 생각해보자. 먼저 집단 구성원들 간에 서로 건설적인 비판을 허용하는 토론과 개방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 이러한 분위기를 만드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은 역시 그 집단의 리더라고 볼 수 있다. 리더가 개방적인 분위기를 먼저 만들어야 한다. 이런 개방적인 분위기를 만들기 위하여 리더는 어떤 주제에 대해 의견을 미리 피력하면 안되고, 토론에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토론이 솔직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또한 전체 구성원들이 익명으로 자신들의 의견을 피력하는 방법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고, 구성원들이 번갈아가면서 한 사람씩 비판자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방법을 쓰는 것도 좋다. 추가적으로, 집단을 여러 하위집단으로 쪼개어 각 집단이 독립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게끔 자율성을 부과하는 방법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집단이 합의에 도달했다 하더라도 합의한 방안에 더 이상 문제점이 없을지 한번 더 토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집단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리더와 집단 구성원들은 여러 노력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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